머무는 동안 사용할 장비와
삼겹살 5근 반,쇠고기 등심 1근 반
사과 6개 추위를 대비한 동절기 점퍼와 바지
젖으면 갈아 입을 여분의 옷
라면 다섯개 짜리 두봉지,심심풀이 간식
코펠과 버너,고기 구워 먹을 백O 무쇠 불판
3만 메가 암페어 보조 배터리 등등을
채우고 나니 당초 가볍게 가자 하고
준비한 배낭이 28kg이다.
물론 고기는 혼자 먹을 려고 산 건 아니고
분명 소청에 가면 대부분 아는 작가 분들 만날 터
그분들 모른 체 하고 먹을 수가 없기에
적어도 몇 사람은 충분히 나눠 먹을 수 있는
량을 준비하다 보니 고기 값 만 17만 원 이다.
한발 한발 끝 없는 계단을 오르며 생각 한다.
왜 이리 사서 고생인가?
오래전 15년도 더 지난 어느 여름 날 장대비를 맞으며
천불동 으로 올라 대피소 예약이 안되었던 터라
희운각 대피소 추녀에서 간신히 비를 피하고
성능 구린 버너에 가져온 라면을 끓이는데
불이 약하니 도무지 물이 끓지 않아 퉁퉁 불은
라면으로 추위와 허기를 달래는 와중에
옆에서는 삼겹살 굽는 냄새가 진동한다.
지글 거리는 그 소리는 또 어찌나 맛나게 들리는지...
속으로 한 점 만 먹었으면 좋겠다는 간절함이 있었지만
숫기 없는 성격에 유혹의 냄새를 간신히 참았다.
이후 설악에 오를 때마다 웬만하면 고기를 사가는 게
거의 정형화 되었다.
그러고 보니 그동안 많이 베풀었네.^^
다행히 여명 전에 대청에 올라
늘 그랬듯이 북사면의 단풍 상태를 확인 하니
생각보다 훨씬 상태가 좋다.
아름다운 여명과 운해는 덤, 예감이 좋다.
아침 일출을 찍고 소청에 당도 하여
먼저 올라 가신 선배님 두 분과 조우 한다.
그런데 표정이 영 어둡다.
상황을 물어 보니 어제 봉정암 달력 포인트에
일몰 찍으러 갔다 나오다 잠시 쉬었는데
전화기와 소지품이 든 파우치를 놓고 왔다 하신다.
우선 요기를 하고 전화기 찾으러 가자 하니
선배님은 한사코 찾기 어려울 거라며 손사레를 치신다.
간단히 식사를 하고 봉정암 으로 내려가 수색에 들어 간다.
4명이서 가시덤불 우거져 한 발 떼기도 어려운
밀림 같은 정글을 뚫고 거의 2시간 가까이 찾지만 쉽게 찾을수가 없다.
수색 중간 중간 통화 버튼을 눌러 벨소리가 나는지 귀기울여 보지만
분명 신호는 가는데 벨소리는 나질 않는다.
끝까지 들어가 보았지만 그곳이 초행길 이었던 선배님은
잃어 버렸을 만한 장소와 대충의 들고 나던 길 조차도 헛갈려 하신다.
과감히 수색 범위를 넓혀 통화 버튼을 눌러 주변에서 벨소리가 들리는지
온 신경을 집중해 들으니
어디선가 개미 방귀 소리만 한 귀에 익은 컬러링 소리가 들린다.
결국 찾았다.
한 참 떨어진 곳에 수색중 이던 일행 분들께 사실을 알리고 철수.
갑자기 내리는 비에 옷은 다 젖고
힘겹게 소청 대피소에 도착하여 늦은 점심을 준비한다.
불판에 노릇노릇 구워지는 삼겹살을 흐뭇한 미소로 바라보며
궁합 잘 맞는 적당히 잘 익은 갓김치와 파 김치랑 싸서 먹으니
비로소 살아 있다는 인간으로서 존재감과 포만감이 든다.
한참을 정신 없이 먹고 있는데 웬 젊은 외국인 한 분이
부러운 시선으로 바라 본다.
국제 표준어인 바디 랭귀지로 한 점 먹겠냐 물으니 OK란다.
그럼 그렇지. 니가 이 기가 막힌 냄새를 참을 순 없겠지.흐흐~
갓김치와 파김치와 한국 사람과 똑 같은 비주얼로 맛나게
그야말로 맞바람에 게 눈 감추듯 먹어 치운다.
자슥,
넌 오늘 이 행님아 만난 거 행운이다 인마
양껏 먹어라ㅎㅎ
그렇게 맛나게 먹고 나서 긴 영어로 쏼라쏼라 하는데
대충 맛나게 잘 먹었다 감사 하다 이런 뜻 같은데
그 뒤는 무슨 말인 잘 모르겠어서 통역기를 돌려 들으니
맛나게 잘 먹었고 정말 감사하다.
설거지는 제가 해드리겠다. 그런 내용이었고
어찌 동방예의지국 갓쓴 선비가 귀하디 귀한
외국 손님께 설거지를 시키리오!
Oh,no!!!
이름을 물으니 길 데이비스,호주에서 한국에 처음 와서
투어 중인데 설악산 국립공원의 멋진 View를 감상 하고
싶어 올라 왔는데 페이스 오버하여 지친데다
먹는 것도 준비하지 않았고 비까지 맞아 탈진 상태 였다 한다.
짜슥아 넌 진짜 오늘 이 형아 만난 거 천운이다.
기념 사진이나 한 방 박고 가.
호주로 돌아가면 다시 만날 순 없겠지만
고마운 형아는 기억해야 하지 않겠니.
정말 맛있다고 한 파 김치를 먹다 말고
꼬리가 입술에 걸린 채로 코믹한 표정의
데이비스랑 기념 사진을 찍고 하산길에 먹으라고
인삼 젤리 몇 개와 빵 하나를 챙겨 데이비스 에게 주고
아쉬운 작별을 고한다.
오랜 세월 비록 시간의 제약에 자주 많이는 못 가지만
설악산 비경을 보러 산에 오르는 과정이 너무도 힘들기에
다시 갈 수 있을까 하면서도 때가 되면 또 상사병이 도지는 설악.
그래서 일까...
이번 설악 출사는 지금 까지 와는 완전히 다른
드라마틱 하고 기 막힌 역대급 퍼포먼스를 선사 하였다.
이 비가 그치면 대청,소청의 단풍은 속절 없이 떨어 질테지.
아주 적절한 시기에 상상 하던 그 이상의 작품을 담을 수 있어
행복했고 또 가을의 흔적을 찾아 어디론가 떠나야 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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